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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단통법 '호갱님' 되기 싫다.. 더 값싼 스마트폰 찾아 '분노의 직구'

작성자
makeinside
작성일
2015-03-09 13:25
조회
951

[기획] 단통법 '호갱님' 되기 싫다.. 더 값싼 스마트폰 찾아 '분노의 직구'




지난 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스마트폰까지 해외에서 싼값에 직접 구입하려는 '스마트폰 직구족'이 늘고 있다. 국내 단말기 가격이 비싸다 보니 '짝퉁(가짜)' 쇼핑몰도 인기를 끈다. 안전장치가 없는 이런 거래가 계속 늘 경우 국내 제조사와 소비자의 동반 피해가 우려된다. 휴·폐업하는 영세 휴대전화 판매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판매되는 삼성 갤럭시S5 32기가바이트(GB)의 가격은 89만9800원이었다. 월 7만5000원 요금제로 2년간 사용한다는 약정을 해도 보조금이 13만5000원만 적용돼 단통법 시행 전보다 20만∼30만원 비싸다. 대리점 직원 김모(25)씨는 "요새 휴대전화를 새로 사는 사람은 급히 써야 할 업무용 휴대전화를 분실한 경우뿐"이라며 "가격만 물어보고 나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단통법은 과도한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정상화해 가계 통신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일제히 인기 스마트폰의 보조금을 줄이면서 오히려 단말기 가격만 올려놓은 상황이 됐다.





이렇다보니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중국 등지의 값싼 휴대전화나 해외 판매가가 국내보다 더 싼 단말기를 찾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파는 삼성 갤럭시S5 32GB는 약 67만원(628달러)에 불과하다. 10% 부가세 및 국제 배송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국내 가격보다 15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통신사 약정이나 요금제 제한도 없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국내 통신사를 통해 사지 않은 이런 휴대전화는 '자급제폰'이라 불리며, 국내 통신 서비스 가입 때 12%의 요금 할인도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대리점에서 비싼 돈 주고 사는 '호갱'이 되지 말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호갱은 '호구+고객'의 조어로 바가지 쓰는 소비자를 낮춰 부르는 은어다.

일부러 짝퉁 스마트폰을 찾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비싸게 정품 단말기를 사느니 비슷한 성능의 값싼 짝퉁을 사서 1∼2년 후 고장 나면 바꾸자는 인식이 퍼져서다. 전자기기를 취급하는 해외 D쇼핑몰의 경우 삼성 갤럭시S5, 갤럭시 노트3 등 짝퉁을 10만∼20만원에 팔고 있다. 이런 스마트폰은 상표권을 침해한 불법 제품이다. 또 애프터서비스(AS)가 불가능하고 성능도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남대문시장에서 중국 대상 액세서리 무역업을 하는 박모(31)씨는 "지난해 10월쯤 아이폰5 짝퉁을 샀는데 3개월 정도 쓰다 액정이 꺼진 뒤로는 사지 않는다"며 "사실 짝퉁 휴대전화는 10만원도 비싸다. 현지에선 더 깎으면 5만원에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전자상가 테크노마트에선 상인 동호회 소속 230개 휴대전화 매장 중 10곳이 문을 닫았다. 또 30% 정도는 상인들이 영업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리기사 등의 '투잡'을 하고 있다. 이날 테크노마트 상우회 소속 상인 40여명은 통신 3사 관계자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단말기 보조금 상향을 요구했다.

고주원 상우회장은 "휴대전화 판매량이 단통법 시행 이후 기존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사흘 동안 절반 이상의 매장이 휴대전화를 한 대도 못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통법의 목적이 이용자 차별을 없애겠다는 건데 현재는 월 10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써야 보조금이 100% 나온다. 이건 차별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